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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XP 벌써 10살…”그만 사라져줄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10년을 꿋꿋이 살아남아 장수중인 소프트웨어가 있다. 그것도 변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IT 업계에서 말이다.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 ‘윈도우XP’다. 윈도우XP는 2001년 10월26일 출시됐다. MS의 윈도우XP는 다이렉트X 9.0c 버전까지 판올림할 수 있도록 했고, MS 전작인 ‘윈도우2000′과 ‘윈도우ME’와 비교해 시작메뉴와 작업표시줄 기능을 개선했다. 이 외에도 부팅시간 단축, CD 굽기 기능 내장, 드라이버 롤백 기능 등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윈도우XP에도 그림자는 있다. 도스용 응용프로그램이 통용되던 시절, 특히 개발자 사이에서 도스 지원이 취약한 윈도우XP는 기피 대상이었다. 도스에 기반한 MS의 이전 OS 버전인 윈도우9X 시리즈와 달리 윈도우XP는 NT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 문제는 윈도우XP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다. 보안 패치를 적용하기가 무섭게 해커에 의해 구멍이 뚫리는 윈도우XP 보안 문제는 늘 사용자 마음을 졸이게 한다. 게다가 MS는 2010년 7월부로 윈도우XP 서비스팩2에 대한 보안 지원을 끊었다. MS는 2014년까지는 윈도우XP 서비스팩3에 대해서는 2014년까지 보안 판올림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낡은 OS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모양새다.

 

윈도우XP의 보안 문제는 윈도우XP가 웜 바이러스나 트로이목마 등 악성코드에 특히 취약했기 때문은 아니다. 역설적이지만 윈도우XP의 전세계적인 인기가 윈도우XP의 보안에 빨간 불을 켰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OS인지라, 해커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2006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06년 1월 기준으로 전세계 4억대에 이르는 PC에 윈도우XP가 설치돼 있었다고 하니, 윈도우XP가 얼마나 많이 이용된 OS인지 짐작할 수 있다.

 

과거의 영광이 이렇듯 화려한 덕분일까. 윈도우XP 이용률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떨어질 줄을 모른다. 온라인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 자료를 보면 윈도우XP의 전세계 점유율은 2011년 9월 기준으로 아직도 40%를 넘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9년 출시된 윈도우7이 39% 점유율로 윈도우XP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윈도우XP가 출시된 지 10년이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윈도우XP의 점유율이 놀랍다. 전세계 PC 10대 중 4대에 설치돼 있는 셈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한마디로 ‘심각한 수준’이다.

 

안철수연구소가 10월26일 밝힌 자료를 보면 국내 개인 사용자 중 윈도우XP를 아직까지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MS 최신 PC용 운영체제 윈도우7을 이용하는 개인 사용자는 27%, 3위는 윈도우 비스타(6%)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환경에 윈도우XP가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기업 중 87%가 윈도우XP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7을 이용하는 기업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IT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10년이나 된 운영체제엔 이제 ‘굿바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과거에는 우수한 운영체제였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 우수한 운영체제가 많이 있다”라고 답했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은 IT 업계에선 통하지 않는다. 10년이 지난 윈도우XP에 발등 찍히기 전에 ‘굿바이’ 인사를 건네야 할 때다.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81215